너는 나의 상처
내 몸의 지하 동굴에 비치는 한 줄기 빛이었어
눈먼 고통을 발바닥 없이 해매일 때
번데기처럼 웅크린 고통이
어둠의 어딘가에 번식을 기다릴 동안
검게 타는 몸 전체의 둔중한 아픔
아물지 않을 틈새였어
기다리는 눈으로 네가 나를 돌아볼 때
적외선처럼 내 몸을 투과하는 너의 시선
내 몸의 틈으로 가물거리는 빛이었어
찢어진 피의 쓰러짐이 고통에 눈을 뜨게 해
너는 나의 상처였어
너를 어루만지면
소스라치는 밝은 아픔이었어